읽는 맛/책

두근두근 내 인생 - 김애란 저

나무울보 2012. 9. 27. 10:44

처음, 이 제목을 보았을 때 그저 보통의 연애 이야기 일 것이라 생각했다. 내 취향이 아닐 꺼라 처음부터 색안경을 끼었고 염두에 두지 않았으니, 진즉 보아도 좋았을 글을 한참이 지나고서야 보게 된 것이다.

두근두근 내 인생은 조로증에 걸린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. 그의 부모의 이야기이다. 아이지만 늙은 몸뚱아리를 가진 소년이 죽음을 마주해 가는 이야기이다.

조로증, 그중 선천적 조로증 전 세계적으로도 75건 가량 보고될 정도로 희귀한 병이다. 완치할 방법도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악화되는는 상황을 지시키는게 전부인 슬픈 병이다.대부분이 10대에 늙어서 죽는 서글픈 병이다. 천수를 누리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 누가 말하였는가.

두근두근 내 인생은 캐쥬얼하다. 쉽게 읽히는 책

이다.
그러나 가볍지 아니하다. 문장의 유려함과 중간에 베어 있는 숨은 의미와 깊은 아픔과 피식올라오는 위트가 있다.

작가는 서른 즈음 이 책을 지어냈구나.
나는 이제 내년이 서른인데 어떤한 글도 토해내지 못하고 있다.

손가락이 운다. 키보드에서 피아노소리가 울리면 한골을 쳐내려가는 시간만큼 그에 어울리는 글들이 연주되었으면 좋겠다.